Archive/article2008. 2. 19. 14:14

DVD의 뒤를 이을 차세대 영상재생장치 표준 경쟁에서 HD DVD 진영을 이끌던 도시바가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소니 진영의 블루레이 디스크(BD)를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표준경쟁을 관망하며 구매를 미뤄오던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니 진영에서 블루레이 방식을 지지해왔던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도 세계 차세대 DVD 플레이어 시장에서 날개를 달게 됐다.


◆소니,20여년 만의 설욕

2002년부터 5년이 넘게 지속되던 차세대 DVD 표준경쟁이 끝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1월 초.팽팽히 맞서던 양 진영에 모두 발을 담고 있던 미국 워너브러더스가 "앞으로는 블루레이 방식으로만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워너브러더스 발표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북미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HD DVD를 채용한 신제품은 자취를 감췄고,도시바는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마저 취소했다.

수세에 몰린 도시바는 같은달 15일부터 HD DVD 플레이어의 가격을 절반까지 내리며 반격에 나섰지만 판매량을 늘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 발표 직후인 같은달 14일 역시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파라마운트도 HD DVD의 포기를 시사했고,영화사 중에 유일하게 HD DVD를 지지했던 유니버설픽처스도 블루레이 진영과 계약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도시바 진영의 마이크로소프트마저 블루레이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황이 급진전하면서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2월11일),DVD 대여업체인 넷플릭스(12일),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15일)도 잇따라 블루레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HD DVD 진영의 몰락을 앞당겼다.특히 이번 차세대 DVD 규격 경쟁은 20여년 전 '비디오 표준경쟁'에서 참패했던 소니가 깨끗이 설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소니는 당시 베타 방식을 밀어붙이다 도시바의 VHS 방식에 밀려 큰 타격을 입었다.


◆이제는 시장 쟁탈전
 
 표준경쟁이 막을 내림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선택도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그동안 어느 진영이 승리할지 몰라 구매를 미뤄왔던 차세대 DVD 플레이어와 게임기,각종 고용량 콘텐츠를 마음놓고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와 관련 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빠르게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현재까지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시장 점유율 1위업체는 역시 소니.삼성과 LG는 지난해 블루레이와 HD DVD를 동시에 지원하는 플레이어를 내놓으며 소비자 마음잡기에 나섰었다.하지만 이제는 원래 지지하던 블루레이에 집중해 마케팅 활동을 벌일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팔린 HD DVD 콘텐츠의 점유율은 35%로 200만장에 달해 듀얼 플레이어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면서도 "도시바의 사업 포기를 기존 전략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2006년 6월 세계 최초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한 이후 올해 3세대 제품까지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앞으로 디지털 평판TV 만큼 블루레이 플레이어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시장조사기관인 tsr에 따르면 차세대 DVD 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2010년 10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출처 : 한국경제>

Posted by 한량.